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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성장

우울증에 좋은 힐링 취미생활

by 베라옹 2025. 11. 29.

 

앞서 저의 우울증에 대한 경험을 포스팅했습니다. 우울증은 단순히 한두 번 겪는 감정변화가 아닙니다. 이 감정이 며칠이 아닌 몇 주 이상 이어지고, 수면이나 식욕, 에너지, 집중력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기분 문제가 아닌, 의학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우울증’ 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우울증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으로 전 세계 수억 명이 겪고 있는 흔한 정신질환이며,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마음의 병입니다. 흔히 ‘의지가 약해서 생긴다’ 거나 ‘기분 탓 아니야?’라는 말로 가볍게 치부되기도 하지만, 우울증은 많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전문적인 질환입니다. 전문가의 도움과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많지만, 일상 속에서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회복의 기술 또한 존재합니다. 바로 작고 단순한 취미생활을 통해 마음을 회복하고 감정을 정돈하는 것입니다. 심리학자들은 마음이 무너질 때일수록, 삶에서 다시 의미와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기분전환이 아니라, 실제로 우울증 치료에서 활용되는 인지행동치료의 일환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산후우울증과 육아우울증을 겪으며 극심한 불안 증상과 무기력함을 경험했고, 병원을 찾아 약을 복용하며 치료받는 과정 속에서 다양한 취미활동을 통해 조금씩 나를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우울한 감정을 조금씩 환기시키고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는 데 도움이 되었던 힐링 취미생활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로 소개해드리고 싶은 것은 필사입니다. 필사는 좋아하는 문장이나 시, 명언 등을 노트에 그대로 따라 쓰는 단순한 활동이지만, 생각보다 강력한 안정 효과가 있습니다. 불안이 클수록 생각의 속도는 빨라지고, 감정은 무질서하게 흘러가게 되는데 손으로 문장을 따라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감정의 속도가 조절되고 머릿속이 정리되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저 역시 매일 아침 작은 노트 한 장에 짧은 문장을 필사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불안을 가라앉히는 시간을 가졌고, 하루를 조금 더 부드럽게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펜 하나와 노트 한 권이면 충분한 이 습관은 언제 어디서나 쉽게 실천할 수 있어 우울증 극복에 매우 효과적인 활동입니다.

두 번째는 산책입니다. 햇빛을 받으며 걷는 행위는 단순한 운동을 넘어 강력한 회복 작용을 합니다. 햇빛은 세로토닌의 분비를 도와주는 자연의 항우울제이고, 걷는 행위 자체는 뇌의 도파민 회로를 활성화시켜 기분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저도 우울감이 깊었던 시기, 일부러 시간을 내어 집 앞을 잠시 걸었습니다. 단 10분만이라도 바깥공기를 마시고, 나무와 하늘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씩 느슨해지고 가벼워졌던 경험이 있습니다. 걷는 시간이 길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리듬과 ‘움직임’ 그 자체입니다.

세 번째는 컬러링 혹은 ‘그림 그리기’입니다. 미술치료에서도 사용되는 방법으로, 손으로 색을 칠하고 도형을 채우는 행위는 감정의 에너지를 외부로 분출하게 하며 심리적 해소감을 줍니다. 그림을 잘 그릴 필요는 없습니다. 단순한 선, 도형, 색칠만으로도 감정을 정리하고 몰입의 효과를 느낄 수 있습니다. 눈으로 색을 보고 손으로 표현하는 이 과정은 뇌를 편안하게 자극하며 자연스럽게 힐링이 됩니다.

네 번째는 가드닝입니다. 작은 식물을 키우는 것, 생각보다 강력한 치유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식물은 매일 돌봐야 하며, 물을 주고 잎을 닦아주고 흙을 살피는 과정은 단순한 루틴처럼 보이지만 정서적 안정에 큰 도움을 줍니다. 특히 식물이 자라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자기효능감을 키우는 데 매우 유익합니다. 내가 뭔가를 잘 해내고 있다는 감각, 그것이 우울증에서 회복하는 데 있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다섯 번째는 독서입니다. 책을 읽는 시간은 타인의 문장을 통해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입니다. 우울감이 심할 땐 감정을 언어로 설명하기도 어려운데, 책 속 문장이 내 감정을 대신 표현해주는 순간 마음속 깊은 위로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치유 에세이나 심리서, 감성적인 산문을 천천히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종이책을 손에 쥐는 순간, 뇌는 속도를 늦추고 몰입의 상태로 들어갑니다. 저 역시 우울한 날에는 말보다 글이 더 위로가 되곤 했습니다.

여섯 번째는 손으로 만드는 일입니다. 뜨개질, 자수, DIY 공예 등 손을 쓰는 활동은 반복과 완성이라는 특성 덕분에 심리 안정과 성취감 회복에 매우 효과적입니다. 손을 사용하는 행위는 뇌와 직접 연결되어 있어 우울감, 불안, 무기력감을 줄여주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저의 경우 뜨개질을 해보았는데, 단순한 반복이 주는 집중과 완성물 하나를 손에 쥐었을 때의 성취감이 생각보다 강력한 회복 자원이 되어주었습니다. 물론 결과물이 예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마음이 조금씩 나아졌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이 모든 활동은 거창하거나 대단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작고 단순한 루틴이 우울을 이겨내는 데 가장 큰 힘이 되어줍니다. 저 역시 우울증으로 병원을 다니며 치료를 받았고, 약물의 도움을 받으면서 동시에 일상 속에서 이와 같은 취미들을 실천함으로써 조금씩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마음이 나아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간 속에서 나를 다독여줄 작은 습관 하나가 간절히 필요합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에서도 혹시 우울한 감정 속에 계신 분이 있다면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너무 완벽하려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루에 딱 하나, 작고 사소한 것이라도 무언가를 해봤다는 경험이 모여서 결국 마음을 바꾸는 시작이 됩니다. 우울증은 결함이 아니라 변화의 신호입니다. 우리는 그 신호를 외면하는 대신, 천천히 응답해 나가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첫걸음이 바로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하나의 취미를 시작해 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